[스쿨iTV] 씨드북(사) 꿀오소리 이야기(쁘띠삐에 유혜민 저)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읽고 함께 고민해볼만한 내용이다.

“꿀오소리는 모두에게 화를 내요. 자꾸만 화가 나니까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시도 때도 없이 화내는 모습은 꿀오소리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 주위에도 시도 때도 없이 화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왜 점점 더 분노하는 세상이 된 것인가?

꿀오소리를 솔직하게 나타낸 그림책 꿀오소리 이야기는 아이들 인성, 토론교육 과정과 긴밀한 관계가 있어 학습지도서로 손색이 없다. 쁘띠삐에 유혜민 작가는 서울대학교 출신으로 서양화와 판화를 전공했으며 런던 캠버웰 대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다.

이안아동발달연구소 최해훈 발달심리학 박사는 “사람은 누구나 분노를 표출한 후 자연스럽게 평안한 상태로 돌아가지만 어떤 사람들은 꿀오소리이야기속 꿀오소리 처럼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닥치는대로 아무것이나 던지고 욕하고 폭력을 행하는 분노조절장애자가 많다.

어린 시절부터 꿀오소리이야기와 같은 정서조절 안내서를 통해 분노를 조절하는 훈련을 받을수 있는 기회를 가지기를 권장한다.”고 추천했다.
[ 주제 및 의도에 관하여]

꿀오소리 이야기의 주제는 폭력으로 이어지는 미움과 그것에 대처하는 평화적인 자세에 관한 것이다. 꿀오소리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 가장 큰 동기는 현대 사회에 만연한 적대감과 그로 인한 폭력적인 문제들이다.

전쟁, 난민, 테러 등 불안한 국제정세에서부터, “분노조절장애”가 큰 화제로 떠오른 현대인의 고질적인 폭력성에 대한 생각을 한 편의 우화로 엮어내고 싶었다.

우선, 주인공을 꿀오소리로 정하게 된 것은 꿀오소리가 동물들 중 그 성질이 가장 악독하고 무시무시한 동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꿀오소리는 사자나 호랑이와 같은 맹수들에게도 거침없이 공격을 한다. 그리고 꿀오소리는 잡식성인데다 이빨이 강해서 거북이의 등딱지도 씹어 먹을 정도로 엄청난 포식자이다.

뿐만 아니라 꿀오소리는 타당한 이유가 없이도 다른 동물들을 공격하고 싸움을 거는 것을 즐기는 기질이 있다.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나는 꿀오소리를 주인공으로 정했다. 꿀오소리는 결코 교화될 수 없는 고질적인 미움과 폭력성을 상징하는 존재이다.

둘째로 이야기 중간에 못된 짓을 하던 꿀오소리가 집에서 새끼들과 행복한 장면을 넣은 이유는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을 흑백논리로 풀어내지 않기 위해서이다.

폭력의 가해자에게도 평화롭고 친밀한 면모가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는 점을 짚어내되, 어떠한 사정도 폭력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는 없다는 의미를 전하고 싶었다.

꿀오소리의 새끼들은 다른 동물들이 꿀오소리의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지 않고 보다 평화적인 대안을 선택하도록 한다. 평화적인 대안이란 꿀오소리의 패악에도 불구하고 친절을 베푸는 것이 아니다.

다만 꿀오소리에게 폭력을 되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꿀오소리를 떠나는 것으로 평화를 지키는 것이다.

끝으로 이야기의 결말에서 더 이상 미워할 대상이 남아있지 않지만 여전히 미움으로 가득한 꿀오소리의 얼굴을 보여줌으로써 고질적인 폭력성에 대한 씁쓸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경북본부장 권광혁 hyun@schooli.kr